[연재소설 19로탄]45회/ 7장 협객이 사는 법 (3)
[연재소설 19로탄]45회/ 7장 협객이 사는 법 (3)
  • 투데이충남
  • 승인 2021.06.1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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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봉이 니래 관에 도전을 하나카이?"

김명세가 말등에서 뛰어내리며 양천봉에게 물었다. '관부'가 그의 손에 들려 있었다. 병방 소속의 군졸들을 움직일 수 있는 '부령부'의 명령서라 할 수 있었다.

"관에 도전을 하는 게 아니라 니놈의 수작질을 지적하는 거다."

양천봉은 김명세에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

"호오? 니놈이 관북 무뢰배들의 패두라더니 그 말이 맞는다카이? 그러니?"

김명세가 관북무뢰배의 두목으로 양천봉을 몰았다. 부령부는 양천봉을 그렇게 보고 있었다.

'흐흐 개가 똥을 먹다가 맛이 없으면 돼지를 욕한다더니 니놈이 그짝인 게구나?"

"천봉이 말 삼가하라카이?  나는 지금 공무를 수행 중이다카이?"

"관의 명령이 아니라 관을 핑계 삼은 패악질이지. 그 말이 정답 아니니 명세?"

양천봉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말끝마다 명세 명세... 니 간나 새끼는 위아래도 없나카이?"

김명세가 흥분을 하고 나왔다. 그는 양천봉보다 몇 살 위였다.

"흐흐 그래서 니놈은 장유유서를 그리도 잘 알아 아무나 하대를 하고 들볶니?"

"안에 있는 간나는 죄인 아님메? 나는 죄인을 그리 대접한다카이?"

"그만 떠들고 돌아가라. 앞으로 우리 형님 유배소는 이곳 천영각 별채로 옮긴다. 돌아가서 좌수에게 그리 전해라."

"뭐라카니? 니 돌았나카이?"

김명세가 양천봉의 말에 기겁을 했다.

"나는 멀쩡하다. 그리고 니놈도 그게 좋지 않니? 우리 형님께 뭐 뜯을 게 없어 그리 갈군 거 아니었니 응?"

"뭐라카니? 김명세를 뭐로 보고 이바구를 까냐카이?"

"나는 니놈을 사람새끼로 안본다. 돌아가서 좌수던 부사던 전해라. 유배자가 거처를 옮기는 것은 형편 따라 하는 것이니 달리 죄는 아니지 않냐고 알간?"

양천봉은 자신의 할말을 다한 후 군졸들의 엉덩짝을 걷어차며 기방에서 몰아냈다. 군졸들이 김명세의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빠져 나갔다. 김명세가 악을 써도 별무신통이었다.

 

"크흐."

"열받을 필요 없다. 화가나면 한번 해 보던지?"

양천봉이 김명세의 화를 더욱 돋궜다. 그러나 김명세는 양천봉의 유도에 말려들지 않았다. 강자에 약하고 약자에 철저하게 강한 전형적인 인물이 김명세였다.

"내래 곧 니놈의 추포령을 받아온다카이? 그때도 니놈 몰골이 이리 반질반질한지 보겠다카이?"

"좋지. 아마 그런 날은 니놈이 무덤 속에 들어갔을 때나 가능할께야 하하."

양천봉이 군졸들을 모두 돌려보낸 후 양 어깨를 으쓱이며 안채로 들어갔다. 안채에서는 김려가 걱정을 했다.

"관의 일에 이리 반발을 해도 되는 것인가?"

"형님 관의 일이라고 무조건 따라줄 수는 없다고 봅니다. 무지하고 몽매한 백성들이 무조건 따라주다 보니 저놈들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거 아닙니까? "

"그래도 이 사람아...."

"하하 형님 걱정하지 마세요. 형님 한숨 때리시고 오후에 환영연을 다시 하시지요?"

"아니 환영연을 또?"

"아이고 형님? 어젯밤은 저와 환영연이고요. 오늘은 관북의 아우들이 형님 보고잡다고 맨발로 달려오고 있으니 그들을 달래줘야지요. 연보살 무엇하십니까? 우리 형님 잠깐이라도 눈 붙이시게 잠자리 보아주지 않고요?"

양천봉이 연희에게 말을 한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려는 연희의 안내를 받으면서도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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