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동냥은 못할 망정 쪽박은 깨지 말아야
[기자수첩] 동냥은 못할 망정 쪽박은 깨지 말아야
  • 이지웅 기자
  • 승인 2021.07.08 0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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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들, 충남아산FC 발목잡기 멈춰야

충남아산프로축구단(구단주 오세현, 이하 충남아산FC)이 이젠 정상(正常)으로 돌아가 정상(頂上)을 향할 때다.

충남 시민단체 48개가 모여 '충남아산FC 료헤이 퇴출 공동행동' 활동한 덕택(?)에 일본 J리그 출신 료헤이 선수가 계약 도중 해지하고 구단을 나갔다.

료헤이 선수는 일본프로리그와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한국으로 이적에 서류상 문제가 없고 연봉을 1/3정도로 낮춰 충남아산FC에 입단해 우수한 기량을 펼치다가 시민단체의 깊은 태클에 K-2리그 그라운드를 떠났다.

시민단체의 집요한 요구에 선수단 운영 권한마저 빼앗긴 충남아산FC는 K-2리그 10개 팀 중 5위를 달리며 상위권으로 도약하려던 꿈이 무산됐다. 현재 10위에 머물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단체는 료헤이 퇴출로 만족하지 않고 아산시청 앞에서 충남아산FC 이운종 대표이사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법적으로 이 대표를 퇴진시킬 수 없다"고 밝히고 있고, 이 대표 또한 불명예 퇴진을 받아 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구단주(오세현 아산시장)는 대표 퇴진 권한이 없다. 인사권은 이사회의 몫인데 이 대표가 퇴진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행정소송 등에서 불리하다. 양쪽(시민단체와 이대표)이 다 물러나지 않고 이런식으로 간다면 구단 해체를 검토해야 될 판”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오세현 시장은 시즌안에 퇴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고 전해진다. 2021년 시즌은 올해 연말 또는 내년 시즌 시작전까지로 보아야 할 것인데, 시민단체는 지난 6월말까지가 퇴진 약속기한이었다고 주장한다.

법적으로나 행정적으로 퇴진이 불가능하다면, 이젠 시민단체가 료헤이 퇴출에 만족하고 멈추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안되는 일을 계속 밀어부치는 건 '반대를 위한 반대'로 비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

특히, 인사권도 없는 구단주에게 법인의 대표이사를 해임시키라고 시청 앞에서 압박을 하는 것도 모양새가 그리 좋지도 않다.

옛 속담에 "동냥은 못할 망정 쪽박은 깨지 마라"는 말이 있다. 돕지 못하면서 방해는 하지 말아 달라는 말이다.

시민단체 48곳은 한번쯤 뒤돌아봐야 한다. 충남의 유일한 프로축구구단인 충남아산FC가 재정적으로 타 구단에 비해 열악한 가운데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십시일반 모아 후원을 하거나 기업 및 시민들과 함께 후원 캠페인이라도 해본 적은 있는 지를.

충남아산FC가 이제 정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시민단체는 료헤이 퇴출에 만족하고 더 이상 충남아산FC에 태클을 걸지 말고 지원책을 모색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또한, 충남아산FC는 그동안 아산 축구계를 위해 헌신해 온 박성관 단장에 대한 직무 복귀를 서둘러서 ‘문제가 생기기 전의 구단’으로 회복돼야 한다. 박 단장이 그동안 아산의 축구, 충남아산FC의 탄생부터 유지까지 막대한 지원과 노력을 경주한 것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충남아산FC, 이젠 료헤이 이전으로 '정상(正常)'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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