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 마을 이야기] 장곡면 화계2리 모산마을
[홍성군 마을 이야기] 장곡면 화계2리 모산마을
  • 투데이충남
  • 승인 2021.08.3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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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 들썩거린다
거둠과 갈무리의 계절 맞이

벼바심
콤바인으로 벼가 쓸려 들어간다. 알곡만 남기고 떨어지는 볏단들. 볏단들은 논 위에 차곡 차곡 누워있다. 황금색에서 황급히 겨울색으로 변모하는 논과 밭의 풍경을 붙잡고 싶은 마음과 두둑하게 돌아올 알곡을 기다리는 두 마음이 교차한다. 
황금색 낱알이 풍요롭게 쏱아진다.
농부의 수고를 되돌려주는 땅의 답이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벼를 가득 실은 트럭은 바로 수매하여 농협으로 간다. 화계2리의 쌀은 결성에 위치한RPC로 이동하여 도정이 이루어진다. 
※RPC란
반입에서부터 선별·계량·품질검사·건조·저장·도정을 거쳐 제품출하와 판매, 부산물 처리에 이르기까지 미곡의 전과정을 처리하는 시설을 말한다. 농가의 노동력 부족을 해소하고 관리비용을 절감하며 미곡의 품질향상 및 유통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시설로, rice processing complex를 줄여 간략히 하여 RPC라고도 부른다.[네이버 지식백과] 미곡종합처리장 [rice processing complex, 米穀綜合處理場] (두산백과)

감 수확
가을이 무르익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마을의 풍경을 꼽으라면 뭐니뭐니해도 감이다. 매년 이맘때면 붉게 물든 감을 마을 어귀에서 만나지만 만날때마다 가슴이 아릿하다. 곧 모든 생명들이 새로 태어남을 기약하며 잠드는 계절이 올것이다. 생명은 무르익으며 살아 있는 것들에게 풍요를 선사하고 새 생명의 씨앗을 땅 속에 남긴다. 된서리도 맞고 이제 때를 맞이한 땡감(대봉)의 터질 듯한 붉은 풍요로움을 함께 수확해본다.  
“자 ,이거 받어~”얼굴 보자마자 감부터 쥐어주시는 김정찬, 이춘옥 어르신. 이렇게 큰 홍시는 처음 본다. 

감 따기

땡감을 따 보았다.
감 작대기 끝에 달린 망에 땡감을 하나, 두 개씩 넣고 잘 들어갔다 싶을 때, 작대기를 비튼다. 
감이 떨어져 망 안에 담기면 바닥에 내려 감을 줍는다. 
바닥에 떨어져 조금이라도 깨지면 상품 가치가 없다. 
그러니 저 감들은 하나 하나 따야 한다.
단 두개의 감을 따는데도 이렇게 힘이 드는데 저 많은 감을 언제 다 따셨을까? 
“여든 여덟, 여든 아홉 ,
아흔, 아흔 하나, 아흔 둘, 아흔 셋...
말 시키면 안돼 까먹어”
감 꼭지를 잘라서 박스에 100개씩 담는다. 
어느 박스는  위로 소복하고 어떤 박스는 같은 100개 여도 적어보인다. 
아쉽게도 올해는 감 값이 작년 보다 떨어졌다고 한다.
떠날 채비를 마친 붉은 감들. 
이제 어느집 식탁 위에서 말랑말랑 해지길 기다리는 사람들의 눈길을 한껏 받게 될 것이다. 
들깨바심
온 마을이 들깨를 수확하는 계절이다.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들깨밭이 무성하다. 그 들깨밭 속에서 낫 하나 들고 한움큼, 한움큼씩만 베어낸다. 그래도 어느덧 저 멀리까지 들깨가 베어져 있다. 들려오는 비소식에 약속이라도 한 듯 낫 하나 들고 들깻잎의 물결에 뛰어든 화계2리 마을 사람들을 만나본다.  
비가 온다는 소식에
“뭐 어떻게. 하늘이 하는 일을.” 이라고 우스갯소리처럼 말을 주고 받는다.
하늘과 땅과 함께 일을 한다는 것은 이런 ‘맡김’에 도통해 지는 일이다.
마을의 웃 어르신 김영환님댁 들깨 밭도 마심 완료이다
가을 바심과 겨울 농사 준비를 위해 고향 마을에 오신 정정숙님 동생. 
온 마을을 다니며 일을 돕느라 점심때가 되어도 나타나지 않는다. 
때문에 누님은 동생 찾으러 자전거 타고 대문 밖을 나서신다. 
‘오늘은 요기까지만’ 
이라고 하시지만 ‘요기’가 훌쩍 넘도록 낫질은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 간다. 권경숙님.
밭에서 바삭하게 마른 들개를 타작 마당으로 옮기시는 김종대님. 으랏차!
아! 고소한 냄새가 나요.
응, 들깨 냄새는 참 좋아.
          
타작마당
올 여름은 가물었다. 특히 들깨를 심을 때에 가물었다.
가뭄을 견딘 후 내리는 비를 맞고 무럭무럭 자라더니 이렇게 열매를 맺었다.
사람들은 부지런히 거두고 갈무리를 한다.  
직경 2mm가 될까 말까 한 들깨를 타작하여 체와 키로 낱알을 고른다. 그런 다음 평평한 바닥에  고무래질 하여 펼쳐 놓고 말린다. 잘 마른 들깨 한말 5kg을 짜면 소주 병으로 한 병이 나온다.

말리고 또 말리고
내년 먹을거리, 심을거리를 위한 갈무리
온 동네 바닥마다 그득한 알곡들과 곡식들.
풍성한 밭에서 거두어져 이제 우리의 곳간을 가득 채우고 
내년 한 해 배부르게 먹을 두둑한 양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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