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 마을 이야기] 장곡면 화계2리 모산마을
[홍성군 마을 이야기] 장곡면 화계2리 모산마을
  • 투데이충남
  • 승인 2021.09.0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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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6일 마을의 이곳저곳을 돌아보며 화계2리 주민들을 만나 본 하루.
손수레를 끌고 오시는 어르신들과 오토바이를 타고 오신 어르신들이 하나둘 마을회관 앞으로 모이는 오늘은 소금이 오는 날! 겨우내 먹을 김장준비와 봄에 먹을 음식준비로 마을회관 앞에는 소금 포대가 쌓여 있다. 박정숙 부녀회장님 관리 속에 저마다의 방식으로 손수레와 오토바이를 이용해 소금 포대를 나르는 마을의 정겨운 하루를 느낄 수 있다.
“뭐 하시는데 소금을 다섯포나 신청하셨어요?”
“아 먹이야지, 이 장담고.”
(김종대, 80세)
소금을 다섯포나 신청하셨다는 김종대님의 이야기이다.
이 많은 소금을 어디에 다 쓰는걸까?
“아이 김장할 때 배추절여야지
또 봄에 장담글 때 이제 소금 쓰야하고”
(정정숙, 74세)
농촌 마을의 먹을거리를 준비하는 손이 크다. 열심히 나르는 소금포대로 겨우내 먹을 김장과 자식들에게 만들어 보낼 음식 생각에 다들 행복한 발걸음으로 소금을 가져가신다. 
열심히 소금 포대를 나르시는 어르신을 따라간 윗말에는 어르신들이 모여 앉아 새참이 한창이다.
“감 따줄게 이루와.”(유창수, 82세)
“저기 감 큰것두 있구. 깎아줄게.”(정정숙, 74세)
맛있는 감 있다며 우리를 이끌고 손수 장대를 이용해 감 따주시는 유창수님과 정정숙님을 따라간 곳엔 붉게 익은 감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직접 감을 깎아주시면 예쁜 감 먹으라고 주시는 이정희님과 양민자님의 정성까지 더해진 어르신들의 새참시간에 잠시 끼어보았다. 오늘 어르신들의 새참에 곁들이는 수다의 주제는 100세 시대.
“젊은 사람들은 얼토당토않게(가고) 저기,
나이들 사람 덜은(안가고).”(이정희, 83세)
“그러게. 그 사람들이 살을 사람들이여.
늙은이는 안 죽어. 제 나이까지 살어.”(유창수, 82세)
“그러니까 100세지. 100세 시대랴. 하하하”(김옥순, 83세)
“100세 시대, 사는게 문제가 아니구,
워트게 사느냐가 문제지.”(양민자, 65세)
“그게 100세 사는게 너무 무리여 지금.
참, 좋은거 아녀.”(유창수, 82세)
“100세 살어두 내 앞이 아무 문제만 없으믄.”(정정숙, 74세)
조사단을 보며 좋은 시절 타고 나서 먹는 것도 잘 먹고 입는 것도 잘 입는다고 하시는 어르신들의 농담 섞인 재미난 이야기 한창이시다.
“여기다가 간장 이렇게 해서. 그렇게 해서 먹어.
얼른 먹어 배도 고프겄네.”(이정희, 83세)
“찍어 묵어봐 이렇게. 다 묵어 버려.”(김옥순, 83세)
“이렇게 쑨 묵 워뎌 먹을래야 못먹어.”(이정희, 83세)
“못먹어.”(양민자, 65세)
김옥순님이 준비하신 묵과 김 그리고 간장 양념까지 더해진 새참은 일 마치시고 모인 어르신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줄 만큼 든든한 새참이다. 다들 모여 앉아 도란도란 재미있는 이야기와 하나라도 더 챙겨 먹으라는 어르신들의 정성 가득한 인심에 풍요로워지는 화계2리의 하루이다.

 

[출처] 홍성군마을만들기지원센터 블로그|작성자 홍성군 청년마을조사단(김새롬,이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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