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 마을 이야기] 구항면 황곡리 하대마을(2)
[홍성군 마을 이야기] 구항면 황곡리 하대마을(2)
  • 투데이충남
  • 승인 2021.09.13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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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지키는 나무, 하대정자나무
11월 초순, 단풍이 든 하대정자나무
11월 초순, 단풍이 든 하대정자나무

 수령 약 700년. 고려시대에 심어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 하대정자나무. 마치 한 그루가 나무 서너 그루가 합쳐진 모습과도 같이 마을 어귀에 웅장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실제로 마을에 가서 나무 밑동을 껴안았을 때, 양팔로도 다 안을 수 없을 만큼 두꺼워서 그 크기를 실감할 수 있었는데요. 사람이 헤아릴 수 없는 시간 동안 한자리에서 올곧게 뿌리내리고 있는 정자나무에 얽힌 이야기를 담아봤습니다.
  전염병을 막기 위해 심은 여덟 그루의 느티나무  
  ‘고려 말경 백성과 병사들이 전염병으로 많이 죽자 결성 원님이 수명이 긴 느티나무 8그루를 심고 백성들의 장수를 기원하였는데, 7그루는 고사하고 현재는 한 그루만 남아 있다. 어느 날 마을 사람들이 이 정자나무를 베기 시작하니 나무에서 피가 흐르므로 놀래어 중단했다는 전설이 있는 신목(神木)으로 지금은 마을의 수호목(守護木)으로 받들고 있다.’
  “인저 옛날에 어느 시긴지는 모르겄지만 팔정주나무라고 있었는데, 내가 팔정주나무의 죽은 등컬(밑동), 등컬은 많이 봤어. 즈 위에 하나 있었고 요 아래 있었고 여덟 주가 있었는데 현재 살아있는 나무는 하나, 정자나무 들어올 쩍에 하나 있지? 그거 하나만 살아있고 팔정주나무가 다 죽고, 일곱 주는 죽고 한 주만 남은 거지.” - 정동천(81세, 남)
  “1945년에 해방됐으니께, 해방돼서 그랬던가? 46년도나 그렇게 됐나? 그런디 토종벌이 있었거든? 근디 분봉해가지고 저 나무 저 끝가지가 분봉해서 벌 붙었거든. 근디 그걸 수거해야 하잖여, 벌을. 근디 워치게 헐 수 없으니께 그 가지를 픽 짤랐다는 얘기여. 짤라가지고서 벌을 받았거든? 그런디 그래서 그래됐는지 그 노인네가 아퍼서... 아플라고 그래 됐는지 아픈 적이 있었데요.” - 조병국(87세, 남)
  불길 속에서도 살아남았던 나무
  “그 안에가... 나무속에가 다 비었어. 우리는 그 속에 이렇게 들어가서 겨올라가서(기어올라가서) 저 위로도 나오고 이렇게 다 했었는데 어려서는. 그랬는디 속이 비었던 거는... 그전에 불이 났어요. 애덜이 거기다 불 놔갖고. 그 불난 뒤로 군에서 뭔가로 그 내부를 메꿨지. 구멍을 다 메꿔가지고 하니까, 또 옆이루 또 구멍이 있던 데가 다 메지더라고, 살이 쪄서.” - 전문수(66세, 남)
  약 30년 전, 속이 비어있던 정자나무에 큰불이 났다. 소방관이 와서 물을 뿌려도 잘 꺼지지 않자, 마을 주민들이 논에 있는 흙을 가져다 구멍을 메꿔서 불을 꺼트렸다. 이후 군에서 깊은 역사를 가진 정자나무를 보호수로 지정하고 비어있던 나무속을 메꿨더니, 저절로 새 살이 자라면서 지금은 구멍을 찾아볼 수가 없게 되었다. 최근에도 나무가 쓰러지지 않게 지지대를 설치하거나, 전지를 해주는 등 관리를 계속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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