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 마을 이야기] 장곡면 산성2리
[홍성군 마을 이야기] 장곡면 산성2리
  • 투데이충남
  • 승인 2021.11.1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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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고향을 찾은 사람들 ①

  세월의 흐름 속 기억을 되씹으며 고향으로 돌아온 산성2리의 주민들. 눈높이보다 낮았던 꽃과 풀들은 마구 자라 어르신들의 유년시절을 추억하게 한다. 그들이 산성2리로 다시 돌아온 이유는 세월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레 잊히는 기억이 있지만, 마음 한구석에 기억하는 어린 시절의 산성2리가 떠올라서일지도 모른다.
  1946년생으로 장곡면 산성2리 토박이 이응선 씨는 젊은 시절 서울로 유학을 떠났다. 젊음을 보낸 서울 생활을 마치고 유년시절을 기억하는 고향 산성2리로 돌아와 새롭게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내가 여기 고향이니까. 옛날에 서울에 있을 때 나는 많이 놀러 다녔거든. 여기는 자연적이고 얼마나 좋아. 어렸을 때 뭐 여기 무한천 옥수지 뭐 놀았지. 그리고 여기가 예전에는 고기가 그렇게 많았어요. 예당저수지가 없었잖아. 일제들이 예당저수지를 막다가 다 막지 못하고서 폐망을 했거든. 그래서 박정희 대통령이 그거를 준공했어. 그전에는 여기가 고기가 그렇게 많았어. 뱀장어도 그렇고, 게도 그렇고 여기가 살기 좋아. ”
  “나는 평생 세 가지를 하고 싶었어요. 첫째는 80년대 초 돌을 많이 들였잖아, 수석. 그 내가 수석 탐사를 많이 해가지고, 그거 전시회를 하고 싶어서 88올림픽 때 내 개인만 한 게 아니고 몇 사람이 롯데호텔에서 수석 전시회를 한 번 했어. 그리고 두 번째는 내 친구들이 국문과 교수들이 몇 있어가지고 책 내면 좀 보내줘요. 근데 나는 학창시절에는 유년시절이지 뭐, 문학집 같은 거 많이 봤거든. 나도 그것 좀 한 번 해봐야겠다 싶어서 뭐 소질은 없지만은 내 맘대로 책 한 권 냈고. 세 번째는 내가 이 세상에 살면서 내가 죽으면 이 사회에 뭐라도 하나 남겨놓고 가야하자나 싶었거든요 이름 그 숫자만 남겨두면 안되잖아. 그래가지고 나무가꾸기를 했어. 나무나 남겨두고 가야 겠다 해서. 세 가지는 내가 하고 싶어서 그거를 이루었다고 봐야지. 내가 아끼는 나무 많지, 여기 앞에 많잖아. 소나무인데 내가 가꾸는 게 3~400정도 돼. 많여. 내 인생은 이제 다 저물어가잖아. 얼마 안 남았잖아. 서글프지, 뭐. 살면서 정말 좋은 일 좀 많이 하고 가야 하는데 그게 뜻대로 되나? 막말로 저 가을, 늦가을에 저녁 때가면 열광이라고 그러나. 황혼이 붉게 물들이지? 그렇게 살다가 죽으면 되는 거지.”
  나무를 가꾸며 아름답게 사는 이응선 씨는 산성2리로 돌아와 고향을 생각하며 시집을 발간했다. 서당골의 사계절을 담고 있는 시집에는 이응선 씨가 생각하는 고향의 그리움을 찾아볼 수 있다.
  마을 최고령자인 이응준 씨는 이주분 씨와 함께 옛 추억을 안고 7년 전 산성2리로 다시 돌아왔다. 오랜 세월 타지생활로 지친 이응준 씨는 교직 생활을 마무리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산성2리 농부로 살아가고 있다.
  “고향 들락날락 했어. 몇 번. 있다가 나가고, 나가서 돌아다니고 또 들어오고. 그래서 뜨내기여. 별 거 다 했지. 선생하다가 경기도로 발령 나서 저 포천 가서 있다가. 서울로 가고 싶다고 했더니 포천으로 발령 났더라고. 그리고 거기 가서 있다가 서울 가서 있었는데, 서울 있다가 여기로 내려왔지. 시골이 제일 좋아. 농사도 어려워. 농사도 제대로 못 하고 직장생활 했으니까. 어렵고 힘들기만 하지. 힘들어도 남만큼 수확은 못 내. 남들은 다 심고 물도 댔잖아. 우리는 이제 물을 대잖아.”
  “연세가 많으셔가지고 자꾸 깜빡깜빡해. 여기로 온지 얼마 안 돼. 어머니, 아버지 돌아가시고 왔으니까 얼마 안 돼. 시골이 제일 좋아. 산 한참 쳐다보고 멀리 보면 눈도 좋아지고. 농사 힘들어 죽겠어. 왜냐면 농사를 짓던 사람은 잘 해봐서 일꾼들 데리고 매면 저 짝까지 금방 매. 근데 우리는 요만큼 겨우 매. 내가 어떻게 이렇게 잘 매냐고 물어보면 이거 하면서 늙었는데 이것도 못 하느냐. 왜 그렇게 잘매나 몰러. 기를 써도 못 쫓아가. 그래서 시간 있으면 콩도 심읍시다 해서 심었더니 그이네들은 심지도 않았어. 심는 건 더 어려워. 콩 좀 해먹자 했더니 날이 가물어서 물이 없으니까 다 눈감아가지고. 걷지도 않았어. 영글지도 않았고. 비만 왔으면 잘 여물었을텐데.”
처음 해보는 농사일이 손에 익지 않아 어렵다는 이응준 씨와 옆에서 버팀목이 되어주는 이주분 씨는 오늘도 함께 부지런히 파밭으로 향한다. 이제는 시골집으로 제자들이 찾아오면 반갑게 맞이해 줄 수 있는 삶의 여유를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이응준 씨, 이주분 씨는 평상에 앉아 파를 다듬는다.
이응준 씨, 이주분 씨는 평상에 앉아 파를 다듬는다.

[출처] 홍성군마을만들기지원센터 블로그|작성자 홍성군 청년마을조사단(김새롬,전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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