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 마을 이야기] 결성면 역촌마을
[홍성군 마을 이야기] 결성면 역촌마을
  • 투데이충남
  • 승인 2021.11.2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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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곳곳에 숨어있는 옛 물건②

 

씨아 부속품.
씨아 부속품.

옛 물건들은 주로 자연에서 채취한 식물들을 가지고 만들었다. 김순월 씨의 시어머니가 만들었다는 밥솔은 솥을 씻을 때 사용했는데, 그 밥솔은 산에 가면 있는 억새를 캐서 그 뿌리를 이용해 만들었다. 또 시어머니가 싸리로 만든 채반도 있었다. 시루 밑도 보관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댕댕이 넝쿨을 이용해 만들었다고 한다.
  옛날에는 목화솜이나 누에고치 등에서 실을 뽑아내고, 그 실로 옷감을 짜서 몸 크기에 맞춰 옷감을 가위로 자르고 실로 꿰매어 옷을 직접 만들어 입었다. 그 일은 주로 여자들의 몫이었다. 먼저 옷감을 위한 실을 만들기 위해서는 씨아로 목화씨를 골라내야 한다. 씨아에 목화송이를 넣으면 씨는 뒤로 떨어지고 목화솜은 앞으로 빠지게 된다. 
  김순월 씨가 보관하고 있던 씨아를 보며 김동순 씨는 “이거는 목화씨 뺄 때 씨아시라고 목화 넣어서 양쪽서 돌리면 씨가 빠져. 이렇게 박구서 삐그덕 삐그덕 그러면 목화씨가 빠졌지”라며 사용 방법을 알려줬다.
  그 다음 작업으로는 고치 마는 가락을 이용해 목화송이를 손으로 밀어 고치를 만든다. 
  “얘는 목화솜 타가지고 다듬이독에 놓고 밀면 매끈해가지고 가락으로 이렇게 입혀 갖구 기다랗게 빼 놓고 명 잣고.”- 김동순 씨
  그 후 작업으로는 물레를 돌려 고치에서 실을 뽑아 감고, 뽑은 실에 풀을 먹여 실을 완성한다. 실을 고르게 해서 베틀로 짜주면 무명 옷감이 완성되는데, 그때 사용하는 베틀의 부속품인 나무바디와 쇠 바디를 김순월 씨 집에서 볼 수 있었다. 바디는 대략 가로 7cm, 세로 40cm(모시용은 32cm)의 단단한 대나무를 잘 다듬어 만든 얇고 편평한 바디살을 평행하게 늘어 세워 틀에 고정시킨 형태다. 넉새 모집, 닷새 모집, 엿새 모집 등 너비와 살수에 따라 직물의 새가 달라지며 이로서 바디의 종류도 구분된다. 김동순 씨는 바디의 살수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이놈이 고운 거 보니께 엿새 모집. 베 짤라면 곱게 하잖아. 이게 엿새 모집이고 이건 닷새고, 이거는 넉새고. 숫자가 클수록 고운거야. 엿새는 곱고 닷새는 이놈보다 거칠고 넉새는 거칠고 굵잖여.”
  -김동순 씨
  여러 과정을 거치고 온 정성을 다해 입는 사람에 맞춰 만들어진 옷들이 있다. 속옷부터 여름옷, 겨울옷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김순월 씨는 고쟁이, 반바지, 핫바지, 저고리, 조끼 등을 가지고 있었다. 
  “우덜 이게 치마 적삼 입고 속에다 입는겨. 그 전에는 팬티가 어딨어. 그러니 맨 고쟁이만 이렇게 잔뜩 해줬지.” - 김동순 씨
  “우리 아저씨(남편) 반바지 좀 봐. 시어머니가 모시로 만들어줬지.”
  -김순월 씨
  “어머나 예뻐라 이것 좀 봐. 친정에서 만들어 준 앞치마인데 예쁘라고 달아준 건지 이거 달아줬네.”-김순월 씨
  그 외에도 다양한 옛 물건을 만나볼 수 있었다. 
  “죽까래(가래)라고 하는데 이걸 가지고 이렇게 벼를 뒤지는 거여. 바람에 널러가고 알맹이 떨어지라고.”-김동순 씨
  “이거는 풍구. 바람 나오잖아. 이궁이에 불 땔 때 돌리는 거야. 아궁이 불이 안 붙으면 이걸 돌리면 활활 타지. 광천 시장서 옛날에 산겨.”-김동순 씨
  “이게 밥 메고 다니던 목판이네, 팔각목판 세상에. 이것도 시부모님 살림 그때 꺼지. 동네에 목판 만드는 할아버지가 있었는데 그 분이 만든 걸 거야. 들에 이거 들고 가려면 베로 짠 거 이런 거 덮어가지고 갔어. 밥보 이게 짜투리 남은 걸로 만든 쪼각보여. 이것도 시어머니가 했지 난 몰러.”-김순월 씨
  “밥 퍼놨지. 보리밥 허고 깨달아놨다고(매달아놨다고) 밥 바구리(바구니의 방언)라 그랬어.”-김동순 씨
  “화로도 우리 시아버님이 쓰시던 거지. 인두도 여기 두 개나 있어요. 화로에 꽂아놔야겠다.”-김순월 씨
  그동안 잘 보관하고 있던 옛 물건들을 전부 다 꺼내 보여주고, 그에 얽힌 많은 이야기들을 재미나게 꺼내준 김순월 씨와 김동순 씨에 감사드린다. 

 

김순월 씨가 고드랫돌(왕골을 짤 때 날을 감아 매어 늘어뜨리는 돌)을 꺼내 보여준다.
김순월 씨가 고드랫돌(왕골을 짤 때 날을 감아 매어 늘어뜨리는 돌)을 꺼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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