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 마을 이야기] 결성면 역촌마을
[홍성군 마을 이야기] 결성면 역촌마을
  • 투데이충남
  • 승인 2021.11.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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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 타작하는 부부
마을길에 펼쳐진 꺼먹보리 타작마당. 부부는 사람도 차도 꺼먹보리 위로 지나가라고 한다. 밟으면 밟는 대로 보리 알곡이 털어지니 도리어 도와주는 셈이다.
마을길에 펼쳐진 꺼먹보리 타작마당. 부부는 사람도 차도 꺼먹보리 위로 지나가라고 한다. 밟으면 밟는 대로 보리 알곡이 털어지니 도리어 도와주는 셈이다.

천태리 토박이인 1934년생 최광안 씨와 장재월 부부가 도리깨를 내리치고 있다. 부부는 꺼먹보리를 재배했는데 보리 알곡이 까맣다. 마을주민 이간난 씨가 얻어온 흔치 않은 꺼먹보리 종자를 조금 받아 심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마을에서 장씨 부부만 짓고 있다.

부부는 꺼먹보리를 타작해 껍질을 벗기지 않고 그냥 먹는다고 한다. 깨끗하게 물로 씻어 맷방석에 널어 말려 먹거나 자식들에게 준다. 한창 타작 중에 도리깨 나사가 빠져 타작질이 멈췄다.

장재월 씨가 오래된 고무 두레박을 들고 온다. 들어 보니 한번에 들리지 않을 만큼 무겁다. 고무 두레박은 대동샘에서 물을 길을 때 사용하던 것이다. 마을회관 앞에 있던 대동샘은 25년 전쯤 복개됐다. 오랜 세월 모아온 각종 나사와 볼트 들이 두레박과 한 몸이 되어 있다. 아귀에 맞는 나사를 찾아 고치는 부부가 티격태격한다. 삶의 고락을 함께 한 세월의 깊이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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