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농부 삼총사
역촌 마을 봉골 밑, 청룡산 자락을 개간한 텃밭에서 세 명의 여성이 줄 서서 나란히 내려온다. 한창 밭일이 끝난 듯 외발 수레에 박스를 잔뜩 쌓아 조심조심 향하는 길을 따라가봤다.
천북면 낙동리에서 스무 살에 시집온 1947년생 윤한점 씨 감자밭에서 요즘 감자 수확이 한창이다. 윤한점 씨는 혼자 농사를 짓는다. 요즘 젊은 남성 농부들은 감자 수확도 트랙터로 해치우지만 혼자 지내는 여성 농부들은 오로지 자신의 근력과 시간으로 농사를 짓는다. 근력과 인내의 농촌 살이 비장의 무기는 바로 품앗이. 1938년생 백찬 씨와 1941년생 김동순 씨가 품앗이 중이다.
세 명의 여성 주민은 수확이 많은 날에는 늘 이렇게 품앗이를 하며 서로를 돕는다. 이날은 여섯 고랑을 캐서 감자가 꽤 많이 나왔다. 이렇게 수확한 감자는 수매 차량이 직접 와 서울 가락시장으로 가지고 간다. 올해 감자 농사는 풍년이다. 윤한점 씨는 대상포진에 걸렸다가 회복되자마자 감자를 캐러 나왔다. 무거운 감자를 번쩍 들어 나르는 역촌마을 여성 농부다.
저작권자 © 투데이충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