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곡면 옥계2리-사람 사는 이야기④
장곡면 옥계2리-사람 사는 이야기④
  • 임미성 기자
  • 승인 2021.12.15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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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잡아라~”

2010년부터 별티농장을 운영하는 정진군 씨 집에는 소 65마리가 100년이 넘은 외양간과 축사를 지키고 있다. 1946년생 부인 강창수 씨와 함께 거주하는 집은 강 씨가 시집을 오기 전부터 정 씨가 거주하던 집이다. 외양간과 아궁이가 지금까지 정 씨의 집을 버티는 든든한 아랫목이다. 외양간에는 얼마 전 새끼를 낳은 암소가 새끼 두 마리와 함께 있다.

나무로 얼기설기 엮은 뒤 흙으로 마감한 외양간은 예전부터 아궁이나 부엌 근처에 만들었다. 농업사회에서 소나 말을 먹이는 일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정 씨의 외양간 역시 아궁이 바로 옆에 위치한다. 소 여물을 만들어 먹여야 했기 때문이다.

외양간의 바닥은 흙바닥이며, 이 위에 짚 등을 깔아 더러워지면 거름이나 땔감으로 이용하기도 했다.외양간 이외에도 축사를 지어 소들을 기르고 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축사 문이 허술한 틈을 타 소 한 마리가 산으로 향한 것이다. 정 씨가 막대기 하나를 들고 조심조심 소 뒤를 쫓는다.

강 씨 역시 지팡이를 들고 서서 소의 움직임을 주시한다. 큰 소리를 내면 소가 놀라 도망갈 수 있으니 살금살금 움직여야 한다. 산으로 더 올라가기 전 정 씨가 능숙한 솜씨로 축사로 유인한다. 그런데 정작 소가 축사를 피해 축사 주변을 맴돌기만 하고 있다. 환장할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정 씨가 축사 뒤를 막고, 강 씨가 축사 앞을 지키고 섰다. 축사 입구로 오던 소가 갑자기 축사 사이 틈으로 머리만 들이밀며 들어가려고 애를 쓴다. 정 씨와 강 씨가 피식 웃음을 터트린다. 그렇게 실랑이를 한 지 30여 분이나 되었을까. 소가 큰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느릿느릿 들어가고야 만다. 정 씨가 막대기로 축사를 탕탕 내리치며 문단속을 한다. 도망간 소를 잡느라 부산했던 하루다.

축사를 달아난 소를 잡기 위해 정진군 씨가 막대기를 들고 소를 몰고 있다.
축사를 달아난 소를 잡기 위해 정진군 씨가 막대기를 들고 소를 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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