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선택 2022, 트러스트 코리아를 설계하라 :한국대전환의 시대, 신뢰(Trust)가 국가경쟁력
[기획] 선택 2022, 트러스트 코리아를 설계하라 :한국대전환의 시대, 신뢰(Trust)가 국가경쟁력
  • 석용현 기자
  • 승인 2022.01.03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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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자본, 국가 발전의 힘
국가 경쟁력의 원천, 트러스트
저신뢰 사회 한국, 이웃을 믿지 않는 한국인

[투데이충남 석용현 논설위원] 한 나라의 국가 경제의 힘은 규모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고 문화적 힘이 중요한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 문화적 힘이 사회적 자본이며 중요한 영향요인, 신뢰(trust)는 선진 한국사회의 구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임인년 새해를 맞이하며 본 논설위원이 먼저 꺼내 든 책은 미국의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가 쓴, <트러스트: 사회도덕과 번영의 창조(TRUST: The Social Virtues and the Creation of Prosperity)>다. 그 안에서 ‘신뢰’가 국가 경쟁력의 가장 중요한 원천이며, 신뢰를 사회적 자산이라고 하는 관점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는 <트러스트: 사회도덕과 번영의 창조(TRUST: The Social Virtues and the Creation of Prosperity)>에서 국가들을 ‘고 신뢰 사회(high-trust society)’와 ‘저 신뢰 사회(low-trust society)’로 구분하고, 고신뢰 사회란 신뢰가 혈연을 넘어서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넓게 확대되어 있는 사회를 말하고, 저신뢰 사회란 혈연관계에 있는 사람들만 신뢰할 수 있는 사회로 정의하고 있다.

고신뢰 사회는 가족이나 혈연을 넘어서 잘 알지 못하는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도 서로 믿을 수 있는 사회를 말한다. 저신뢰 사회에서는 기업이 발전하더라도 혈연의 벽을 넘지 못하기 때문에 대기업이 발전하기 힘든 반면에, 고신뢰 사회는 대기업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후쿠야마는 유럽에서 독일이 고신뢰 사회이고,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저신뢰 사회로 분류했다. 이탈리아 중부 지역은 대가족적인 전통을 지니고 있고, 독일은 고신뢰 사회이기 때문에 대기업이 발전했고, 이탈리아는 저신뢰 사회이기 때문에 가문 중심의 중소기업으로 발전했다. 공작기계, 도자기, 의류 등의 산업에서 소규모 가족기업이 번창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베네통이나 구치 등 명품 업체들도 가족경영으로 성공한 기업이다.

후쿠야마는 한국을 저신뢰 사회에서 약간 발전한 형태로 보는데, 한국의 경제구조가 고신뢰 국가인 일본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부를 보면 여전히 친족이 중요한 점에서는 중국과 더 가깝다고 주장한다. 한국은 가까운 사람들 사이의 ‘두터운 신뢰’(thick trust)는 강한 반면에 모르는 사람 사이에 통용되는 ‘얇은 신뢰’(thin trust)는 매우 취약하다.

신뢰가 사회 발전에 꼭 필요한 사회적 자산이라는 후쿠야마의 주장은 일부 무리한 부분도 있으나 대체적으로 신뢰가 중요한 사회적 자산이라는 견해에 대해서는 설득력이 있다. 시장경제가 발전하는 데도 신뢰가 매우 중요하며, 신뢰는 그중에서도 자본주의가 작동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경제 행위 가운데 상당히 많은 것이 신뢰에 기초해 있다.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인터넷으로 거래를 할 때에 물건을 받기 전에 돈을 보내는 것은 상대방이 약속을 지키고 물건을 보내줄 것이라는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일상적인 경제활동의 많은 부분이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일어나고 형성된다는 점에서 선진사회의 평가척도로서 신뢰 요인은 아주 중요하다.

시장참여자들의 신뢰는 시장경제의 원활한 작동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관점에서 상대방의 계약 파기나 사기 가능성을 염려할 필요 없이 거래를 진행하게 한다. 신뢰는 투자를 자극하고, 저축률을 높이는 역할을 하며, 이러한 상호 신뢰를 제공하는 것이 사회적 도덕성이다.

시장경제제도를 도입하는 많은 제3세계 국가에서 시장경제가 적절하게 작동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 보이지 않는 비공식적 제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못했기 때문이며, 이러한 후쿠야마의 견해는 실증분석을 통해서도 지지를 받고 있다.

한국은 OECD가 평가한 사회네트워크 수준에서도 회원국 중의 최하위로 나타났다. ‘필요할 때 의지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긍정적 응답이 77.5%에 불과해 OECD 35개국 중 34위였다. 사회적 신뢰도의 경우 26.6으로 23위였다. 이는 OECD 평균 36점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특히 사법시스템에 대한 신뢰는 27%로 OECD 34개국 중에 33위를 차지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우리나라의 사회적 자본 추적 실태와 대응 과제 연구에서 신뢰와 규범, 네트워크 등 사회적 자본이 다른 OECD 회원국과 비교할 때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신뢰자본이 확충되면 규제를 감소시켜도 되고, 규제가 적으면 기업가 정신이 높아지므로, 투자가 증가하고 경제가 성장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신뢰자본을 북유럽 국가 정도의 수준으로 높이면 4%대 경제성장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북유럽 네덜란드의 성공 핵심요인은 신뢰라고 한다.

정리하면 이제 한국의 문화콘텐츠가 경쟁력이 되고 산업으로 성장동력이 되는 시대, 그 성공 요인은 ‘신뢰’다. 세계의 사람들은 신뢰를 바탕으로 신뢰의 기초 위에 자본주의, 경제민주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순간, 한국사회는 아쉽게도 신뢰사회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에서 매우 염려스럽다. 따라서 신뢰 문화 한국의 설계가 대국가과제가 되어야 한다.

임인년, 2022년 대한민국은 선거의 해다, 3월 9일 대통령 선거와 6월에 있을 지방선거에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국민의 선택, 핵심키워드는 트러스트(Trust: 신뢰)다.

신뢰의 덕목을 갖춘 사람이 우선이다. 오직 나라의 일꾼은 믿을 수 있어야 하며, 신뢰사회의 기초위에 국가경영시스템과 지방정부 경영시스템의 리더십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어려운 난국의 세상, 국민이 판단하고 선택함에 있어 중요한 핵심키워드, 선택요인은 신뢰하고, 신뢰를 주는 국민봉사자로서 신뢰의 덕목이 있고 없음뿐이다. 

사람이 주인으로 사는 세상, 사람이 존경받는 사회, 사람과 사람의 관계망, 이 사람들의 세상은 신뢰가 자산이며, 중요한 덕목이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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