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한동훈에게 거는 국회의원 특권 개혁
[시론] 한동훈에게 거는 국회의원 특권 개혁
  • 이회윤 기자
  • 승인 2024.02.19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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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마다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후보들이 ‘특권 포기’를 강조하고 있으나 선거가 끝나면 공염불이 되는 상투적인 발언을 국민들은 아예 믿으려 하지 않고 있다. 국회의원 뱃지를 가슴에 달면 특권이 무려 180여 개가 주어지는데 누가 그것을 포기하려 하겠는가.

지난 21대 선거에서 안철수 의원은 현행 300명의 국회의원 수를 100명이나 줄이자고 했다가 의원들로부터 ‘미친Ⅹ’ 소리를 듣고 실소를 금하지 못한 게 우리나라 국회 현주소다.

일단 국회의원이 되면 150㎡가 넘는 전용 집무실에 상주하는 보좌 직원이 9명이나 되면서 이들의 급여와 의원 세비 등 연간 5억여 원의 혈세가 나간다.

이보다 더한 것은 현행범이 아닌 이상 사법당국이 국회의원을 소환하기 위해서는 출석 인원 과반수 이상 국회 동의를 얻어야 가능한 불체포 특권이다. 게다가 국회 내에서 하는 발언은 면책권을 적용받아 상대방의 인권을 무시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아니면 말고 식’이다.

국회 지역을 벗어나는 출장 등의 여행 시에는 비행기든, 철도든 VIP석 무료 탑승과 공항 출입도 귀빈실을 이용할 수 있고, 국회 내 이발소, 헬스장 등이 공짜다. 내과, 치과, 한의원 등은 가족까지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 이처럼 금뱃지 하나로 모든 것이 통용되는 황제 같은 대접을 받는데 누가 이를 포기하겠는가.

유럽국가 국회의원들 대부분 이 같은 혜택이 없다. 스웨덴 국회의원은 차량 지원이 없어 먼 거리는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하거나 출퇴근은 주로 자전거를 이용한다고 한다. 의원 사무실도 달랑 책상 하나 놓을 수 있는 정도여서 보좌관은 물론 방문 손님에게 커피 타줄 직원조차 없어 전화도 직접 받는다고 한다.

스웨덴 국회의원 세비는 우리 돈으로 1억 원 남짓 받아도 국민소득이 6만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중하위권에 속한다고 한다. 국회에서 제공되는 차량이 없는 만큼 물론 차량 유지비도 없다. 이처럼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은 지나치다 못해 과하다 할 만큼의 특권이 많기 때문에 어느 한 국회의원이 개혁을 외친다 해서 이를 귀담아 들어줄 의원은 300명 중에 10명도 채 안 된다는 것이다. 

우선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이번 선거 당내 후보들을 상대로 ‘불체포 특권 포기’를 공천 조건으로 내걸었다. 당장은 공천받는 게 급하니까 대부분 한 위원장의 뜻에 따르고는 있어도 이들이 금뱃지를 달면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스웨덴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그곳 린네 대학교에서 강의하는 최연혁 교수는 “한국 대 스웨덴의 국회를 9대 0‘으로 표현했다. 우리나라는 보좌관이 9명인데 비해 스웨덴은 0명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정치가 창피하고 부끄럽다는 것이다.

365일 상시 열리는 국회에다 의정활동에 필요한 자료수집 등의 모든 일을 혼자 도서관에서 찾아 의정 자료를 준비하다 보면 밤새우기가 일쑤여서 이 직업이 어렵고 고단해 재선을 포기하는 의원이 많은 데 비해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9명씩이나 되는 보좌관들이 모든 것을, 다 처리해주니 얼마나 쉬운 직업이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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