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주는 교훈
한국 축구가 주는 교훈
  • 충남투데이
  • 승인 2018.06.25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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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년 초 우리는 동계올림픽의 열기에 빠져들었다. 그중 가장 큰 관심을 갖게 한 종목은 컬링이었다. 그것도 여자 컬링 대표팀의 인기는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다. ‘영미’라는 유행어로 대표되던 여자 대표팀의 선전은 결국 은메달이라는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냈고, 컬링스톤과 비슷한 모양의 로봇청소기 광고까지 휩쓸게 됐다.

 그러나 몇 달 지나지 않은 요즘 컬링 여자대표팀을 이끌고 올림픽 은메달의 위업을 달성한 김민정 감독에게 컬링협회의 징계가 내려졌다.

 김민정 감독은 지난해 3월 평창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 과정에서 심판에 거칠게 항의하다가 퇴장 당한 것을 이유로 징계를 받은 것이다. 올림픽 은메달의 위업을 반영해 재발방지 서약서를 받고 경고의 징계를 받은 것이다. 더욱 어처구니 없는 것은 선발전 당시 김 감독을 퇴장시킨 해당 심판장은 1급 자격증이 없어 원칙대로라면 심판장으로 활동할 수 없는 무자격자라는 것이다. 항의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졌지만 결국 퇴장명령에 따랐기 때문에 심판명령 불복에 의한 징계를 내릴 수 있는 사안은 분명 아니었다. 결국 스포츠계의 파벌싸움의 희생자라는 것이 대체적 중론이다.

 월드컵 열기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2002년 4강신화의 모습을 기억하는 대다수의 국민들은 4년마다 똑같은 꿈을 꾸고 있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의 지난 토요일까지의 결과는 참담했다. 그것도 실점장면마다 큰 아쉬움을 남겨 국민들의 실망을 더욱 크게 했다. 앞서 벌어진 두 경기 모두 골에어리어 안에서 발생한 반칙에 의한 페널티킥에 의한 실점이었다. 많은 축구계의 전문가들은 선수의 실수가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의 선수 선발을 비롯한 준비과정의 문제를 말하기 시작했다. 여기서도 스포츠계의 파벌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한국축구의 문제점으로 그동안 지적되어온 문전 앞에서의 실수가 문제가 아니고 첫 스웨덴과의 게임은 슈팅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2개의 슈팅에 유효 슈팅은 아예 없었다. 과거 같으면 발각되지 않았을 반칙에 의해 페널티킥을 받게 된 대표팀의 모습은 당황 그 자체였다.

 두 번째 멕시코와의 게임 또한 아쉬움이 많았다. 경기초반 최선을 다하는 대표팀의 변화된 모습은 그동안의 부진을 씻어내기에 충분했고, 국민들의 기대치를 올려놓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한번의 실수로 인한 페널티킥은 또다시 국민의 실망과 선수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기에 충분했다. 그 후의 상황은 중요치 안았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 했고 결국 2:1로 패하면서 16강 진출의 희망은 우리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 팀들에 의해 선택 되어지는 것으로 변하고 말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일들은 결과보다 과정에 있다. 인터넷과 SNS상에서는 선수 선발의 문제부터 축구협회의 문제는 물론 고착화 되어있는 줄 세우기에 대한 비판에 이르기 까지 연일 폭탄처럼 터지고 있다. 문재인정부의 가장 큰 기조인 적폐 청산이 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떠오른다. 그동안 관행이라고 여겨져 왔던 문제나 병폐에 대한 과감한 수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치나 행정의 문제가 아닌 스포츠와 문화계에 이르기 까지 광범위하게 만연되어있는 적폐라고 말하는 관행의 그림자를 과감하게 걷어내야 하는 것이다. 변화는 우리말로 표현하면 바뀐 그림이다. 국민들이 보고 싶어하는 그림이 이것일 것이다. 한국축구의 참패를 먼산 불구경으로 보지 말고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앞으로 4년뒤 월드컵은 또다시 열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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