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천안·아산에 추진하는 ‘야구 + K팝 복합 돔구장’ 건립은 단순한 체육시설 건립 사업이 아니다. 이는 충남이 스스로 미래를 설계하고, 수도권과 지방의 경계에서 대한민국 문화·경제의 새로운 축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적 선언이다. 김태흠 지사가 밝힌 “연간 프로야구 30경기, K팝 공연 150~200일 가동”이라는 목표는 결코 과장된 구호가 아니다. 오히려 세계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읽고, 충남이 선제적으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해외 사례는 이를 뒷받침한다. 일본의 도쿄돔은 프로야구와 대형 콘서트를 결합해 연중 가동되는 대표적 성공모델이다. 교세라돔 오사카, 후쿠오카 PayPay돔 역시 ‘야구 + 공연’ 구조를 기반으로 도시경제를 견인해 왔다. 이들 돔은 지역 GDP와 관광 수입, 민간 투자 유치에 큰 기여를 했고, 주변 상권을 활성화하며 일자리를 창출했다. 김 지사가 제시한 천안아산 돔구장의 운영 모델은 해외 사례와 비교해도 전혀 무리하지 않다. 오히려 한국이 고척돔 하나에 의존하는 현 상황에서, K팝 공연 수요는 밀려 있지만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 공연장은 이미 ‘시장 부족 상태’이며, 충남은 이를 메울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지다.
천안아산역 일대는 우리나라 교통망의 절대적 중심에 있다. 전국 어디서든 1시간 안에 접근 가능하고, KTX·SRT 정차가 하루 수백 회에 이르는 국가 교통 허브다. 해외 돔구장들이 대부분 대도시 중심지나 공항 인근에 위치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천안아산역의 교통 경쟁력은 그 어떤 해외 사례보다 우월하다. 일본 주요 돔조차 이 정도의 접근성을 확보하지 못한다. 즉, 천안아산 돔구장은 ‘교통 접근성’이라는 핵심 조건에서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머쥔 셈이다.
또한 K팝은 이미 돔 투어 시대에 들어섰지만, 국내에서 이를 소화할 인프라는 부족하다. 일본의 5대 돔이 매년 K팝 공연으로 매진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한국에 세계 수준의 돔구장이 한 곳도 없다는 사실은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고척돔은 1만 6,000석 규모로 대형 무대를 설치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음향·시야·냉난방 등도 개선이 필요하다. BTS, 세븐틴, 블랙핑크와 같은 글로벌 아티스트의 월드투어 시작점이 ‘한국’이 아닌 ‘일본 돔’이 되는 현실을 언제까지 지켜볼 것인가. 천안아산 돔구장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단숨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며, 한국이 스스로 문화시장의 주도권을 되찾는 기반이 될 것이다.
지역경제 측면에서도 기대효과는 막대하다. 여기에 호텔, 쇼핑, 문화시설, 컨벤션센터가 결합하면 천안·아산은 자연스럽게 ‘문화·관광 산업도시’로 확장된다. 도지사가 밝힌 광역복합환승센터 연계 개발은 돔구장 단일 사업의 수익성 한계를 넘어서는 종합 개발 전략이다. 공연과 스포츠 관람객의 장기 체류를 유도하고, 이는 숙박·음식·교통·관광 산업으로 이어져 지역경제 전반을 이끄는 견인차가 될 수 있다. 지역 청년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물론 1조 원이 넘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재원 조달 방식, 사업 타당성 평가, 운영 구조 설계 등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그러나 규모가 크다고 해서 겁을 먹고 뒷걸음질칠 이유는 없다. 두바이, 싱가포르, 후쿠오카 등 세계 도시들은 모두 미래를 향한 대형 프로젝트를 선제적으로 추진해 지금의 성공을 이루었다. 충남도 또한 기회가 왔을 때 주저앉은 적이 없다. 지금 중요한 것은 명확한 목표와 흔들림 없는 추진력이다.
천안아산 돔구장은 단지 ‘돔구장 하나 더 짓자’는 단순한 개발사업이 아니다. 이는 충남이 대한민국의 문화·경제 중심축으로 도약하기 위한 미래 전략이자, 충남도민이 향유할 365일 열린 문화공간을 만드는 공공 투자다. 해외 사례가 이미 실현 가능성과 지속 가능성을 입증했고, 천안아산은 그 어떤 도시보다 뛰어난 입지를 갖고 있다. 지금 이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부정적 시선이 아니라, 미래 산업을 향한 자신감과 과감한 전진이다.
충남이 대한민국의 다음 10년을 선도할 힘은 이미 준비되고 있다. 천안아산 돔구장은 그 출발점이 될 것이다.
